[BOOK] 아비투스(Habitus), 욕망으로 '나'를 이해하기
최근 3년간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고르라면, 단연 아비투스(Habitus)를 말합니다. 아비투스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제안한 개념으로, 인간 행위를 상징하는 무의식적 성향을 의미합니다.
쉽게 풀어 말하면 인간이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로서, 취향, 가치관, 야망 등을 드러내는 행위 기반에는 아비투스가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아비투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부르디외는 아비투스를 프랑스 사회에서 개개인이 '계층'을 나누려는 행위 이면에는 아비투스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프랑스 사회는 '프랑스 대혁명' 이라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굉장히 평등하고 민주주의적인 나라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은 철저하게 계층이 나뉘어진 나라입니다.
아비투스 책은 부르디외의 '아비투스'를 7가지 자본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간단하게 정리 해보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꼭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유합니다.
심리 자본
본인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자원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데 있어, 유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동력입니다.
회복탄력성(Resilience), 희망, 자신감, 낙관주의, 정신력, 감정적 평온 상태 등을 의미합니다.
문화 자본
흔히 일상에서 '가치관, 취향, 지적 관심'으로 분류되는 것들을 떠올리면 됩니다. 단순히 무형의 문화, 행동 뿐만 아니라, 문화적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제품 역시 포함될 것 같습니다.
책, 미디어, 음악, 예술 작품/아티스트, 스포츠 혹은 스포츠 장비 등등 정말 다양한 요소가 포함됩니다. 최근 커머스 트렌드는 이 문화 자본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식 자본
유익하고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의미합니다. 졸업장, 학위, 자격증, 상식, 정보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고학력자 시장 수요가 크면 클 수록, 지식 자본 가치는 늘어납니다.
경제 자본
물질적 재산을 의미합니다. 화폐 가치로 치환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이 이에 해당합니다.
신체 자본
건강, 외모, 체력, 젊음과 같은 생물학적 특징을 의미합니다. 신체 자본은 파트너를 선정하고, 사회적 상승, 경력 등에 강력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아주 적나라한 표현이지만요)
언어 자본
개인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 갯수, 어휘력, 표현 방식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소통 역량을 의미합니다. 보통 말하는 태도를 보고 교육 수준과 출신, 사회적 지위를 추론할 수 있다고들 합니다.
즉, 단순히 몇개국 언어를 쓸 수 있냐가 아니라 그 언어들을 어떤 말투로 구사하는지, 얼마나 명확하기 전달하는지가 모두 언어 자본에 해당합니다.
사회 자본
모든 영역과 분야에서 쉽고 안전하게 움직이는 사회적 역량을 의미합니다. 즉, 사회적 관계망을 의미하고 소위 인적 네트워크, 사회적 명성, 신뢰, 정보력, 결정권자외의 친분 등을 의미합니다.
아마 위 7개 자본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금방 이해할 수 있었을 겁니다. 우리 경험 속에서 한번씩 떠올릴 만한 사례들이 바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적나라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이 책을 읽고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비투스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는 어떤 자본을 얼마나 갖고 있나를 고민하게 될텐데, 이 때, 절대 '남과 나를 비교하는 데 사용하면 안됩니다. 메타인지를 높이는 데 활용해야 합니다. 자기 객관화 시간을 가지고,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까지 해봐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래 질문지를 써보고, 직접 '자기분석'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최근 내가 박탈감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는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가?
최근 부러움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는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가?
최근 배우고 싶었거나, 갖고 싶었거나,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는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가?
롤모델은 누구인가? 왜 닮고 싶은가?
위 질문에서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욕망'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이 욕망이 정의되는 순간 목표가 오히려 명확해집니다.
앞으로 어떤 자본을 더 키우고 싶은지, 우선순위를 정해보고 최종적으로 자신이 지향하는 삶을 정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라고 말하지만, 한 번 '욕망'으로 나를 정의해보면 경제적 자유를 통해 채우고 싶은 무의식적인 무언가가 기저에 있을 것입니다.
의외로 외부에 얽매이지 않는 가족과의 단란한 행복일 수도 있고, 주위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존재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이전에도 욕망을 조금씩 채울 수 있는 자잘한 방법으로 성취감을 느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